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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미술관 자작나무숲

자작나무의 흰 빛깔이 가득한 정원, 자연의 향기 즐길 수 있어

유영미 기자 | 기사입력 2011/12/28 [10:53]

숲 속 미술관 자작나무숲

자작나무의 흰 빛깔이 가득한 정원, 자연의 향기 즐길 수 있어
유영미 기자 | 입력 : 2011/12/28 [10:53]
(뉴스쉐어=강원본부) 자작나무가 된 남자가 있다.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가진 잎은 다 떨어지고, 하얗게 맑게 변해가는 자작나무를 꼭 빼닮은 미술관 자작나무숲 원종호 관장이다.

1991년부터 시작된 그의 자작나무 사랑은 자작나무 묘목 1만2천 주를 심는 열정으로 나타났다. 원정호 관장은 “20여년전 백두산 가는 길에서 본 자작나무에 매료됐다. 아 세상에 저런 나무도 있구나. 키가 크고 독특한 모습에 전율을 느낄 만큼 아름다웠다”고 했다.

귀국 후 아버지가 남기신 선산은 자작나무 숲으로 변했다. 호미로 땅을 파고 나무젓가락 보다 큰 자작나무 묘목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심었다. 어린나무가 잘 자라도록 애쓰고 동고동락한지 20여년이다.

‘자작나무 숲에 가면 그가 있다’는 시의 말미처럼 자작나무 7천여주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들이 가득한 곳에 원 관장이 있다.

▲겨울에 더욱 반짝반짝 빛나는 자작나무로 인해 새하얀 숲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원종호 관장 제공) 
 
상상의 세계 미술관 자작나무숲

강원도 횡성에서 평창으로 이어지는 6번 국도를 따라 가면 작은 팻말이 나온다.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어려울 정도다. 마을 초입에서 2km를 들어가다 보면 산언저리에 미술관 자작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과 휑한 논이 이어진 끝이다.

찬 겨울바람에 산자락 골골마다 가득 찼던 단풍들의 붉은색이 잦아든 곳에는 자작나무의 흰 빛깔이 더욱 도드라진다. 누가 손 댄 적 없는 것 같은 투박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만여평의 대지위에 어느 한 곳 원 관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지난 20여년간 만든 거대한 작품 속에 들어가 함께 숨 쉬며 살고 있다.

흰머리가 잘 어울리는 원 관장은 “하찮은 잡초라도 자리를 잡으려면 3년이 걸린다”며 “평생을 다 걸었다. 정말 좋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 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수십 번씩 바뀌는 마음을 다스리고, 초지일관 지켜낸 미술관에서 원 관장의 그간 굴곡을 느낄 수 있었다.

매표소를 지나 우측으로는 자작나무숲이 우거져 있고, 정면 주택 뒤편에도 울타리처럼 펼쳐져 있다. 낱낱이 빛나는 자작나무 사이로 보이는 왼쪽의 건물이 제1전시장, 정면이 스튜디오 겸 카페, 우측 언덕바지에 있는 것이 원종호 갤러리인 제2전시장이다. 제2전시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자작나무숲 산책을 할 수 있다. 그 뒤편으로는 펜션 두 채가 있다.

이 곳 미술관의 모든 건물들은 목조주택이다. 그 중 특이한 것은 어른 팔목 굵기인 자작나무 한 그루를 살리기 위해 건물 발코니의 바닥과 천장에 구멍을 뚫어 지붕 위로 자랄 수 있게 한 것이다. 바깥 회랑 쪽의 지붕에 이런 구멍들이 여럿이다.

원 관장은 “이곳의 경쟁력은 엉성함이다. 잘 꾸며진 갤러리는 예쁘지만 인위적이다. 자연은 되도록 훼손되지 말고 지킬 때 아름답다”며 “만약 내가 경제적으로 부유했다면 다른데 신경 쓰며 자연의 순수성을 잃었을 것”이라고 했다.

원 관장은 산에 자작나무를 심고 1996년부터 8년간 숲을 가꾸는 것에만 몰두했다. 그동안 목장에서 소를 키우고, 사료 대리점을 통해 경제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95년 완전히 그만뒀다. 이렇게 이어온 하루하루가 어찌 쉬웠겠는가. 2004년 선산 한가운데로 도로가 개통되며 제1전시장을 세우는 기회를 얻었다. 2008년에는 제2전시장을 추가했다. 
 
▲자작나무 길을 따라 가면 아늑한 스튜디오겸 카페에 다다른다.(위) 원종호 갤러리인 제2전시장에서는 어둠 속 흔들리는 빛의 환영으로 가득 찬 사진을 감상 할 수 있다.(아래)      © 유영미 기자

사진 속 자작나무

제2전시장은 원 관장의 사진을 감상 할 수 있다. 원 관장의 사진은 어둠 속 흔들리는 빛의 환영으로 가득 차 있다. 벽을 채운 대부분의 사진 속 풍경은 나무로 그린 쓸쓸함이다. 자작나무를 닮았다.

등산을 좋아한 원 관장은 카메라를 들고 이산 저산을 다니며 주변 등산객들 어깨 너머로 사진을 배웠다. “누구나 카메라로 찍으면 사진이 되지만 남이 찍는 것과 같지 않게 찍는 것은 어렵다”는 원 관장은 절실한 마음으로 임했다.

지금도 풍광이 좋은 오대산, 설악산, 태백산 등 강원도를 돌아다니며 사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원 관장은 미술관을 두고 멀리 가지는 못한다고 했다.

▲스튜디오 겸 카페, 따끈한 차는 무료다. 원 관장의 카메라를 비롯해 사진,문학, 사회과학등이 책장에 꽂혀있다.    © 유영미 기자
 
미술관은 찾는 사람들

처음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의 반응은 상반된다. 매표소에서 본 입장료와 그 너머 미술관의 모습에 실망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 감동을 받고 다시 찾아오는 사람. 원 관장은 “멋진 미술관을 상상하며 오는 사람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발길을 돌린다. 편리하고 좋은 시설이 고루 갖추어진 곳을 찾고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 미술관을 보고 어떤 사람이 남긴 방명록 중 ‘타인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만 보더라도 느끼는 마음은 천태만태다.

제초제, 살충제,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정원과 자작나무숲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향기가 난다. 겨울 햇빛에 반짝이는 하얀 자작나무와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미술관 자작나무 숲으로 길을 떠나보자.

▲ 여행안내

길잡이: 영동고속국도 새말IC→좌회전→442번 지방도→추동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우측 방면→6번 국도→추동2교→좌회전→미술관 자작나무숲

잠자리: 미술관 자작나무숲(033-342-6833)에 숲속의 집이 있다. 핀란드 방식의 목조주택이 두 채 있다.

문의: 횡성군 문화관광포털(http://tour.hsg.go.kr) 관광진흥담당 033-340-2544~6, 미술관 자작나무숲(http://www.jjsoup.com) 033-342-6833

강원본부 = 유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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