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뉴스쉐어 = 윤수연 기자] "We have no time, hurry up"
10월 3일, 백제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충남 공주시의 무령왕릉 부근, 수십명의 외국인들을 인솔하고 있는 인솔자가 급한 목소리로 관광객들을 불렀다. 이들은 공주시티투어로 백제문화제를 둘러보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동양의 신비로운 나라 한국을 방문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백제문화를 체험하고 살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때마침 열리고 있는 것은 무령왕 헌공다례. 느린 음악가락과 우아한 몸짓으로 펼쳐지는 살풀이춤과 나비춤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에 한껏 호기심이 어린다. 쌉싸름한 차를 마시며 다식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다도 체험행사에도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러나 이들은 인솔자의 재촉에 차 한 잔 마시거나 다식 한번 만들지 못하고 다음 행선지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수십개, 수백개가 난립하다 사라지는 많은 지역 축제 중 회를 거듭할수록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백제문화제가 한국식 관광운영으로 아쉬움을 낳고 있다. 백제문화제 관광방식은 수십명을 단체로 인솔하며 유명장소에 들러 간략한 설명을 하고 단체 사진을 찍고 후다닥 버스에 올라 또다른 장소에 들러 한바퀴 휙 둘러보며 다시 단체 사진을 찍는 전형적인 한국식 관광코스이다. 처음 한국을 방문해 깊이 있는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상당수의 관광객들에게 한국과 백제문화에 대한 호감을 심어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수박겉핥기 식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관광객은 "한국문화가 신비롭고 흥미있다"고 말하면서 "그런데 무엇을 해도 너무 빠르게 움직인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가격에 대비해 많은 곳을 다니고 인증사진을 많이 찍어야 본전을 뽑았다고 생각하는 사고 방식의 관광으로는 백제문화제를 활성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평생 한 번 한국을 방문할 상당수의 관광객들에게 좀더 깊이 있는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배려가 아쉽다. < ⓒ 뉴스쉐어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11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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