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는 지난 25일 진주시청소년수련관 광장에서 ‘내리사랑 교복 나눔 행사’를 개최, 지난 14일부터 교복 수집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4500여점을 수집하고 진주엘리트교복점에서 1500여점을 기증받는 등 총 6000여점을 이날 진열·판매에 나섰다.

특히 최근 물가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진 서민들이 아이들의 교복을 싸게 구입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몰려드는 등 이날 모두 3000여명의 시민들이 행사장을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나눔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자원순환사회 구축과 시민들의 가정경제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된 이날 행사가 주최 측의 준비 소홀과 진행 미숙으로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로부터 나눔 행사가 미숙한 행사 준비와 진행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 행사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원성의 목소리가 높다.

더 좋은 옷을 사려거나, 혹시나 구입하려는 옷이 다 팔려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용객들 대부분이 행사 시작 전부터 자발적으로 줄을 서기 시작했으나 이들 수백 명의 대기자들을 위한 별다른 진행요원, 안전시설이 전무했다.

이에 시민들의 줄이 행사장을 둘러 300여m 길게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행사장으로 몰래 들어가거나 새치기로 다툼을 벌이는 장면이 빈번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개장행사 진행을 위해 일부 줄을 없애버리거나 개장 이전에 행사장에서 옷을 고르는 일부 시민들이 목격되는 등 곳곳에서 시민들의 짜증을 유발했다.

특히 좁은 행사장 공간에 수천 벌의 옷이 진열되면서도 학교별·사이즈별 구분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이용객들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특히 간절히 교복이 필요로 하는 저소득층 할머니들은 손녀·손자들 옷이 어디 있는지, 진행요원들도 제대로 알지 못해 옷을 구입하는데 1시간 넘게 걸려야 했다.

시민 김모(43·동성동)씨는 “지난해에도 교복을 기증하러 왔었는데 행사장이 난장판이었다. 몇 년 전부터 계속된 행사임에도 매년 이런 문제들이 되풀이되는 것은 나눔 행사를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처리하는 것 같다”면서 씁쓸해했다.

또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모씨는 “행사 취지는 정말 좋은데 이렇게 행사 진행과 매장 운영이 엉망이면 오히려 시민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실내에서 행사를 열거나 교복을 구분하는 인원을 따로 두고 대기자 번호표를 준비하는 등 내년 행사 때는 이런 문제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진주시 관계자는 “예상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왔고, 졸업과 입학 시즌이 겹치는 시기에 행사를 하다 보니 준비 시간이 부족해 일부 행사 진행과 준비에 있어 문제점이 발생했다”며 “내년부터 실내 행사로 전환해 통제를 제대로 하고, 판매하는 진행요원들을 중.고교생 자녀를 둔 젊은 학부모 층으로 구성해 원활한 판매를 하도록 하는 등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원봉사자들이 고생을 많이 했고 행사 취지도 너무 좋았는데, 성숙한 시민의식도 아쉽다”고 전하면서도 “이번 행사를 통해 다소나마 시민생활에 도움이 되고 나눔의 사회분위기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본부 = 박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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