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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킬일까, 하이드일까?

두려움이라는 성(城)에 갇힌 진정한 나의 자아 찾기

고소연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11/07/31 [00:23]

우리는 지킬일까, 하이드일까?

두려움이라는 성(城)에 갇힌 진정한 나의 자아 찾기
고소연 시민기자 | 입력 : 2011/07/31 [00:23]
▲ 2008.05.26.웅진씽크빅에서 출간된 '지킬박사와 하이드'표지    
지킬박사와 하이드1)는 영국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1886년도에 쓴 공포소설이다. 이 소설의 충격적이고도 매력적인 내용 덕분인지 이 작품은 영화와 뮤지컬로도 꾸준히 리메이크되고 있으며, 특히 뮤지컬은 2004년 초연된 이후 현재까지도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대략적인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인간이 잠재적으로 지닌 선과 악의 이중성을 분리하고자 했던 지킬박사는 실험에 착수하여 약품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약품을 복용하자 악성을 가진 '하이드'로 변신하게 되고 점차 악이 선을 지배하여 지킬박사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만다.

마침내 하이드는 살인을 하고 경찰에게 쫓기게 되어 체포되려는 순간, 자살을 선택함으로써 지킬박사로의 삶을 마친다는 내용이다.

인정하기 싫을지라도 우리 마음속에서는 누구에게나 하이드가 공존하고 있다. 어쩌면 벤저민 프랭클린이 말한 것처럼, 악의 모습인 하이드가 스스로가 흉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지킬이라는 선한 가면을 쓰고 살아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예의바르고, 정의롭고 선한 모습의 지킬박사는 자신 안의 악의 실체인 하이드와 현실로 마주하게 되면서 괴로워하고 이런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부정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피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점점 지킬의 모습이 아닌 하이드에게 점령당하게 되고, 결국엔 완전히 자신을 파멸로 이끌게 된다.

한번쯤 자신 안에 살고 있는 하이드와 마주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이 본능이든, 욕심이든, 어떤 이름으로든 나 스스로가 놀랄 정도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단지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하이드의 존재를 억누르고, 감추려고 노력할 뿐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도 인간의 마음을 두고 ‘선과 악마의 싸움터’라고 표현했다.

단지 사람들은 내 안의 악이 이기지 않고, 선이 승리하여 주길 바라면서 노력할 뿐이다.

그렇다면 그렇게나 선한 사람이였던 지킬 박사는 왜 그렇게 자멸할 수 밖에 없었을까. 싸움이 지겨워져서 중도에 포기했던 걸까. 아니면 노력이 부족했던 걸까. 왜 자신의 마음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악에게 자신의 영혼을 내 주어야만 했던 것일까.

항상 이성적이고 절제된 삶을 살려고 노력했던 지킬 박사는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하이드를 보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그로 인해 대리만족을 하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하이드를 동경하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어쩌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 안의 하이드를 점점 키워 나가게 된 것이고, 그렇게 커져버린 하이드를 두려워함으로써 스스로가 점점 더 거대한 존재로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두려움이란 감정은 마치 웜바이러스가 스스로를 증식하면서 점점 많아지다가, 컴퓨터의 시스템을 야금야금 먹어치운 뒤 결국엔 완전히 다운시켜 버리는 존재인 것처럼 사람의 마음과 생각 또한 그렇게 무서운 속도로 잠식시켜 버리는 존재인 것이다.

희한하게도 사랑이나 행복감같은 긍정적인 에너지는 약간의 타격만으로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기 일쑤지만, 두려움이나 좌절같은 부정적인 에너지는 큰 타격을 받아도 웬만하면 끄덕도 하지 않는 견고한 성과 같은 존재여서, 어쩌면 ‘나’라는 인격의 성을 만드는데 부정적인 감정의 재료들이 얼마나 쓰였느냐에 따라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규정지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소심하고 착해서 큰 소리 한번 내지 못했던 지킬에게 하이드는 어떤 면에서는 구원자의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자신에게는 없는 좋은 기질들을 많이 가진 하이드가 많이 부러웠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지킬박사가 자신안의 하이드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또 다른 이면을 포용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하이드를 두려워하지 않고 쿨하게 인정하면서도 좋은 점은 받아들이는 담대함을 지킬이 가졌다면, 하이드의 자유롭고 대담한 기질과 함께 선하지만 매력있는 캐릭터의 지킬박사를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신이 아닌 이상, 모두가 부족한 존재이다. 완벽하게 선한 사람도, 완벽하게 악한 사람도 없다. 단지 그렇게 만드는 자신이 있을 뿐이다.

지킬이냐, 하이드냐.

양자택일해야 하는 인간의 모습 속에 담겨진 두려움이란 감정이 진정한 자신과 만날 기회를 잃게 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두려움이란 거대한 성(城)에 갇힌 채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1)지킬박사와 하이드(Dr. Jekyll and Mr. Hyde)는 원제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이지만, 우리들은 대개 줄인 제목으로만 알고 있다.

경기서북본부 = 고소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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