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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와 해학

해학은 대상에 대해 호감과 연민을 느끼게 하는 웃음과 익살이 있는 문체

이혜숙 기자 | 기사입력 2012/03/13 [23:12]

풍자와 해학

해학은 대상에 대해 호감과 연민을 느끼게 하는 웃음과 익살이 있는 문체
이혜숙 기자 | 입력 : 2012/03/13 [23:12]
풍자와 해학은 둘 다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풍자와 해학은 웃음을 동반하는 '현실 드러내기'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대상에 대한 어조와 태도는 다르다.

풍자는 인간 생활 특히 동시대의 사회적 결함, 악덕 등을 비꼬는 공격적인 문체라고 볼 수가 있으며 현실의 문제점을 드러내어 비판하고 그것을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에서 당시 서민들의 사고를 엿볼 수가 있다.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 전통가면극이자 탈춤인 봉산탈춤에서 하인으로 등장하는 말뚝이란 인물은 무능력하고 권위만 내세우는 양반을 조롱함으로써 당시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과 함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여기서의 웃음 즉 풍자에서 웃음이란 상대에 대한 빈정거림, 조소와 비꼬기, 냉소, 공격성을 띤 웃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해학은 무엇인가?

해학은 대상에 대해 호감과 연민을 느끼게 하는 웃음과 익살이 있는 문체이다. 해학은 인생을 낙관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냉소적이라기보다는 관조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의 예를 들자면 흥부전에서 흥부가 놀부 집에 먹을 것을 얻기 위해 갔다가 놀부마누라에게 밥주걱으로 뺨을 얻어맞는다.

여기서 보통 상황이라면 화를 내거나 당황해야 하는데 흥부는 밥주걱에 붙은 밥풀을 떼어먹으면서 맞지 않은 반대쪽 뺨을 내밀고 '여기도 때려 주십시오. 형수님'이라고 말하여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결론적으로 해학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웃음으로 우스꽝스러움, 익살, 무해한 웃음, 공격성을 띠지 않은 웃음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의 경우 영국 최고의 풍자 작가이면서 성공회 신부였던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의 여행기가 있다. 소설의 주요 테마는 선과 악을 동시에 보이는 인간의 이중적 본질에 대한 풍자이다. 

저자는 정직하고 성실한 의사 걸리버가 이상한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겪은 그 나라의 정치와 풍습, 생활방식 등 인간내면의 사악함과 정치의 부조리를 과장하지 않고 차분하게 보고서 형식의 문체로 소설을 전개시켰다.

‘소인국의 나라’. 12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는, 그야말로 작은 인종들이 사는 작은 국가에서 그는 거인이 된다. 그의 소인국 체험 일기가 담긴 1부는 영국의 왕궁과 정치를 풍자한 것이며, 인간의 도덕적 타락과 정신적 왜소함에 대해 가혹하게 비판한 것이다.

소인국을 탈출한 걸리버가 두 번 째로 착륙한 곳은 ‘거인국의 나라’이다. 그는 거꾸로 자신이 소인이 되어 벌과 쥐, 고양이에게 위협을 느끼며, 오만 방자하고 타락한 거인들의 노리개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부자 상민이 빚을 대신 갚아주고 양반이 되려 하였지만 양반이 지켜야 할 온갖 형식적 조목에 놀라 양반되기를 포기한 소설의 내용에서 보듯 형식에 얽매여 스스로의 자립능력을 상실해 나가는 양반의 무기력과 부패상을 폭로하고 동시에 관리들의 횡포를 풍자와 해학으로 고발한 연암 박 지원의 양반전이 있고, 또한 풍자와 해학의 백미로 꼽을 수 있는 방랑시인 김삿갓이 있다.

김삿갓의 조부인 김 익순이 평북의 선천부사로 있을 때에 홍경래난이 일어났다. 이때 김익순은 홍경래에게 항복을 하게 된다.

김삿갓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성장하여 강원도 영월군의 향시에 응시하였는바, 시험의 제목이 "홍경래 난 때 항복한 김 익순의 죄를 논하라" 라고 출제 되었으므로 김삿갓은 자기의 조부가 김익순인지도 모르고 김 익순의 죄를 신랄하게 비판하여 장원을 차지하게 된다. 

 그 후에 자신의 어머니를 통하여 자신이 그토록 죄를 논한 분이 자신의 할아버지임을 알았을 때 천지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고 이후로는 하늘을 볼 수 없는 불효 죄인으로 자처하면서 삿갓을 평생토록 쓰고 다니게 되었다.

풍자와 해학은 대중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력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것을 사용하는 자들은 깊은 이해와 사회적 책임의식을 동시에 가져야 하며 사회 속에서 풍자와 해학이 계속 표현되어져야 그 안에 진실이 감추어지지 않고 인지되고 견제가 되어 진다고 생각하며 김삿갓의 일화를 소개 하고자 한다. 

김삿갓이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자, 어떤 집에 찾아가 지나가던 나그네 인데 이집에서 하룻밤 묵고가게 해달라고 청하니 주인은 허락했다.

다음날 아침, 이미 해가 중천에 솟았는데도 아침 밥상이 들어올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문 밖을 보니 주인 내외가 있었는데... 
안주인이 “인량차팔(人良且八)하리까" 라고 물으니,

남편이 대답하길 "월월산산(月月山山)이어든" 이라고 대답을 한다. 

아침 밥상이 들어오기만 기다리고 있던 김삿갓은 잠시 후 담뱃대를 재떨이에다 두서너 차례 힘차게 두드리고 난 후, 

“견자화중(犬者禾重)아, 정구죽요(丁口竹夭)로다!”
라고 한마디 하면서 그 집을 나와 다시 길을 떠나는 것이었다. 

‘인량(人良)’을 세로 놓으니 밥 식(食)이 되고, ‘차팔(且八)’을 위아래로 붙이면 갖출 구(具)자라... 

안주인은 “식사를 준비할까요?” 하고 물었던 것이다. 이에 대한 남편의 대답은 이러했다. 

‘월월(月月)’ 달 월(月)이 겹치니 곧 친구 붕(朋)자에,

‘산산(山山)’ 뫼 산(山)을 포개 놓으면 나갈 출(出)자가 된다. 

 “이 친구가 떠나거든” 밥을 먹자고 대답한 것이었다. 지독한 구두쇠 부부의 교활한 암호였지만.... 

 그러나 김삿갓은 대뜸 그들의 암호를 해독하여

'犬+者'= 猪(돼지 저), '禾+重'= 種(종자 종)

'丁+口'= 可(옳을 가), '竹+夭'= 笑(웃음 소)

즉 해석하면 "이 돼지 종자들아! 가소(可笑)롭구나!” 이다. 그리 말하며 김삿갓은 미련 없이 그 집을 나와 또다시 방랑의 길을 떠나게 되었다.

부산본부 = 김재현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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