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런던에서 시작한 폭동 사태가 영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거리 곳곳마다 불타지 않은 곳이 없으며,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종교 차별에 반대하여 정부에 대항하다 처형된 가이 포크스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런 상황에서 제임스 맥티그 감독의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2005)’가 문득 떠오른다. ‘매트릭스’에 이어 워쇼스키 형제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액션 영화다. 절대권력이 통제하는 미래사회에서 자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외로운 영웅의 이야기다. 모티브는 1605년 제임스 1세 시절에 ‘국교기피자법(영국의 신교예배에 불참하는 구교도들을 처벌하기 위한 법)’에 항거하는 의미로 의사당을 화약으로 폭파하려했던 가이 포크스의 화약음모사건이다. 카톨릭 신자였던 케이츠비가 주도한 이 사건에서 포크스는 시도도 못해보고 체포돼 처형됐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모든 것이 통제받는 세상, 그리고 일어선 V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2040년 영국. 정부 지도자와 피부색, 성적 취향,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들은 ‘정신집중 캠프’로 끌려간 후 사라지고, 거리 곳곳에 카메라와 녹음 장치가 설치되어 모든 이들이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평온했던 어느 날, ‘이비’라는 소녀가 위험에 처하자 어디선가 한 남자가 나타나 놀라운 전투력으로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다. 옛날, 국회의사당을 폭파하려다 사형당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뛰어난 무예와 현란한 두뇌회전, 모든 것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모습의 ‘V’. 이 사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악을 응징하는 V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모아 폭력과 압제에 맞서 싸우며 세상을 구할 혁명을 계획하고 있다. V의 숨겨진 과거를 알아가는 동안 자신에 관한 진실을 깨달아가는 이비는 점점 브이에게 이끌려 그의 혁명에 동참하게 된다. 결국 V는 죽지만, 그를 따랐던 이비를 통한 시민들의 동참으로 의사당이 폭발하며 작품은 마무리된다. 브이 포 벤데타에서 매트릭스의 향기를 ‘매트릭스’가 컴퓨터가 조종하는 사회에서 활약하는 디지털 전사의 이야기였다면 이 작품은 조지 오웰의 ‘1984’처럼 절대 권력의 억압체제 속에서 16세기 식으로 싸우는 복고풍 전사가 주인공이다. 무엇보다 앨런 무어와 데이비드 로이드의 원작 만화를 그대로 살린 영상이 압권이다. 독특한 마스크의 주인공과 몸짓, 심지어 세익스피어의 지적인 대사까지 그대로 따왔으며 만화 속의 현란한 액션을 원작보다 더 화려하게 살렸다. 비록 매트릭스만큼 이야기가 충격적이거나 오락성이 앞서는 작품은 아니지만 음악과 의상, 배경 등 독특한 미장센이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최근의 미국발 신용위기, 전 세계의 경기침체, 그로 인한 정부 불신. 지금의 영국 폭동 사태와 브이 포 벤데타의 장면들이 왜이리 오버랩되는지 그저 씁쓸할 뿐이다. 문화포커스팀 = 김태훈 기자 < 관심 & 이슈 기사 > ▷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연설, 재해로부터 ‘안전한 나라’ 만들겠다! ▷ 전국 단위 첫 집유 중단!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입장 평행선 달려… ▷ 남자의 자격 이경규 ‘꼬꼬면’ 돌풍, 라면의 자격? ▷ 엄기준, 경찰조사…음주운전 조사결과 ▷ 인텔의 창업자 무어, 무어의 법칙의 든든한 버팀목은? 기사제보 - newsshare@newsshare.co.kr < ⓒ 뉴스쉐어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 4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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