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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쉐어=부산본부) 초여름의 장마가 잠시 그치는 7월 첫날, 부산 동광동 도심 인쇄거리 모퉁이에 자리잡은 ‘백년어 서원’을 찾았다.
‘백년어 서원’은 부산 중구 40계단 테마거리 가까운 장소에 약 2년전 개원한 인문학 북카페로 처음 만나는 객도 오랜만에 들르는 친구마냥 부담없이 맞이하는 주인장 ‘김수우’ 시인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이날은 마침 7월 8일 새롭게 오픈 예정인 ‘백년어 서원’ 1층 상상공간 ‘아르케’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무 작업 인부도 없이 김수우 시인이 손수 초록 현관문을 칠하고 있어 “바쁘신거 같아 다음에 오겠다”고 하자 “이제 막 쉬려는 참”이라며 웃으며 북카페로 서둘러 안내했다. 은은한 커피향기와 책들에 둘러 싸인 2층 서원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백마리의 나무물고기였다.
단순한 나무물고기 100마리일 뿐인데 한쪽 벽면을 장식한 ‘백년어’들에게는 마치 강바닥을 떼지어 다니며 물길을 만드는 듯한 강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김시인은 제각기 아름답고 강한 한자 이름을 가진 백년어들에 대해 묻자 “물고기는 고대와 현대, 동과 서를 관통하는 ‘생명’ ‘치유’의 상징”이라며 “쳇바퀴 돌듯 고단한 도시 사람들에게 인문학을 통해 다시 생기를 주고 치유를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서원을 꾸미게 되었다”고 전했다. 남편을 따라 아프리카·스페인 등지에서 살다 귀국한 부산 출신의 김시인은 30대 중반 이후 대학과 대학원을 나와 문학을 시작한 만학도로 ‘붉은 사하라’ 등 시집 3권과 ‘김수우의 작은 이야기’, ‘씨앗을 지키는 새’ 등 산문집 4권을 펴낸 바 있다. 지난 2년동안 ‘백년어서원’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인문강좌와 금요일 저녁 저자와의 만남,수요일 인문 강좌 등으로 부산의 인문학 운동의 명맥을 잘 이어 오고 있다. 이제 김수우 시인은 7월 8일 새롭게 오픈 예정인 백년어 서원 1층 상상 공간 ‘아르케’에 또다른 인문학의 새로운 접목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처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그리스어인 아르케(Arkhe)는 ‘모든 존재하는 것의 근원’을 뜻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부산 시민의 다양한 스토리가 살아나는 공간으로 보다 새롭고 유쾌한 가치를 찾아가는 푸른 여울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평생의 숙원인 서원을 꾸미고 시인으로서 그간 여러 난관에 부딪혀 힘들었을만도 한데 끝까지 인문정신을 버리지 않고 지켜내고 있는 김시인이 있기에 물질만능이 만연한 오늘날 현실을 뛰어넘는 고전 인문학의 바다를 마음껏 누릴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무더위가 시작될 올 여름 부산 동광동에서 차와 커피 한잔을 즐기며 인문학을 논하는 ‘백년어 서원’이 있어 참 다행이다. 부산본부 = 박현경 기자 기사제보 - newsshare@newsshare.co.kr < ⓒ 뉴스쉐어 -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종합 인터넷 신문. >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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