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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

“봉사란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나’를 위한 선한 투자입니다”

장선희 기자 | 기사입력 2012/01/08 [02:16]

[인터뷰]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

“봉사란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나’를 위한 선한 투자입니다”
장선희 기자 | 입력 : 2012/01/08 [02:16]
(뉴스쉐어=경기동북본부) 도시가스와 기름보일러의 보급으로 연탄 사용이 많이 줄었지만 연탄 배달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사랑의 손길로 쌀쌀한 겨울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겨울이다. 돈을 언제든 출납하는 은행처럼 후원과 봉사의 손길로 연탄을 채우고 어려운 우리 주변의 이웃들에게 연탄을 나누는 ‘연탄은행’의 허기복 대표와 따뜻한 인터뷰를 나눴다.

▲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     © 장선희 기자

연탄은행은 지난 1998년도 외환위기 때, DJ정부가 IMF탈출 했다고는 했지만 성장과 빈곤이 함께 공존하던 시대부터 빈곤층의 밥상을 책임지는 ‘밥상공동체’로 시작이 됐다. 동전의 양면성이 있듯이 성장과 빈곤은 공존했고 빈곤 슬럼화와 고령화 사회가 진입을 하기 시작했던 당시, 허기복 대표는 추운 겨울을 홀로 냉방에서 지내는 할머니를 보고 2002년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사랑의 연탄은행’을 설립하게 됐다.

“당시 연탄 1장에 250원이었는데 그 250원조차도 없어서 냉방에서 지내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아직도 우리주변에는 동원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또 ‘그런 분들이 얼마나 될까’하고 알아봤는데 추운 겨울동안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며 지내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어요”

그가 ‘연탄 나눔’을 시작하게 된 것은 단순히 연탄 값이 싸서 연탄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소득이 전혀 없는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절약을 해야하고 생활비를 절감해야 하는데 가장 우선의 방법은 결국 난방비였기 때문에 무료급식과 함께 연탄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그는 “배고픈 건 참을 수 있어도 추위는 못참는다”며 “사각지대 계층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지원도 하고 살펴봐야 하는 당연한 의무가 있는데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에서는 예산 타령만 하며 방관하고 있다”며 사회 복지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허 대표는 민간차원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랑의 연탄을 나누기 시작했다.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이 주축이 돼 소외계층을 찾고, 나누고, 보살펴주고 시대적으로 그런 일들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시대적상황이) 삶의 현장으로 저라고 하는 한사람을 끌고 갔다고 생각해요. 나만 할 수 있었던 일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연탄은행은 한 후원자에 의해 처음으로 1000장의 연탄을 가지고 1평정도 되는 공간에서 시작을 하던 것이 불씨가 되어 지난해 10월 키르키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 연탄은행 34호점, 해외1호점 연탄은행을 설립했다. 키르키스스탄은 1864년 제정러시아에 정복되었다가 러시아혁명 후 소비에트 투르키스탄공화국의 일부가 되었고 1991년에 독립한 나라이다.

국토의 94%가 산악지역이며 전기와 가스 등 난방요금이 비싸 국민들의 난방비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빈곤층의 경우 동상환자들이 속출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런 이유로 키르키스스탄에 연탄은행을 세우게 됐고 또한 나눔과 교육환경이 전무하다 싶을 정도의 국가인 만큼 보육원도 설립할 예정이다. 현재 교사 2명, 보육사원 20명을 두기 위한 예산 마련에 그가 직접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런 국제적 나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지리적, 제한적, 부분적인 틀 속에서 보는 것보다는 글로벌 시대로의 인식 전환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6·25때를 보면 터키를 비롯해서 외국의 국가나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도와줬어요. 그들이 민주화를 이루고 풍족한 선진국가여서 도운 것이 아니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더 어려운 이웃과 국가를 위해 도우면서 사랑을 베풀었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그 사랑을 받은 나라이고 경험했던 민족이기 때문에 이제는 받은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원조받은 나라에서 제3세계 나라를 지원하는 지원국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베푸는 것은 외국에 물자나 자원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나눔을 통해 우리 국민의 의식이 향상되고 글로벌 시대에 사랑을 소통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키르키스스탄 같은 경우, 민간차원에서 연탄 10만장을 지원하니까 그 나라 국민들이 대한민국 ‘코리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심지어는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또 키르키스스탄 국민들도 ‘도움을 받았으니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이렇게 생각이 전환됨으로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이웃이든 국가든 여유있고 풍성해서 나누는 것 보다는 작으면 작은대로 나누는 마음을 가지면 우리 모두를 살찌우게 하는 힘이 되고 글로벌 시대에 소통하는 메시지가 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잘사는데 옆의 나라는 빈곤하다면 오늘날의 행복의 개념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의 풍족함과 편안함으로 인한 행복을 조금 줄이고 남의 불행을 조금 줄여주고 우리의 행복을 나누는 모습들을 가지면 지구촌이 모두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선진국화 됐을 때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의료사업을 하고 교육사업을 펼쳤었는데 그게 바로 저력이 됐듯이 우리나라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     © 장선희 기자

연탄은행은 복지제단이기 때문에 교사 인건비, 라면, 쌀 한 톨도 다 풀뿌리 운동, 시민운동, 자발적 기부에 의해 모든 교육·복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후원에 대한 어려움도 많지만 그는 “얼마만큼 사회와 사람들에게 기관에 대한 철학을 투명성 있게 보여주고 내실있게 이끌어 가는지, 연탄은행의 성실성과 진정성이 사회와 사람들에게 보여졌을 때 후원자들과 봉사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연탄은행을 설립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어느덧 10년이다. 그를 통해 가장 보람된 일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지난번에 제주도를 갔는데 연탄 200장을 받은 독거노인 할머니가 엉엉 우셨어요. 이 늙은이 한겨울 얼어 죽지 않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연탄 200장을 돈으로 환산하면 10만원 정도이다. 그 10만원, 200장의 연탄이 할머니의 방 안을 한 달 보름정도 따뜻하게 해줬을 뿐만 아니라 할머니에게 살아가는 쉼터를 만들어준 것이었던 것이다.

그는 할머니로부터 “연탄 한 장이 찾아오지 않는 자식보다 낫다”는 말을 듣고 “이런 봉사와 사랑이 자신이 지칠 때 힘이 되고 회복할 수 있는 에너지”라고 전했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결혼을 앞둔 젊은 형제·자매이야기다.

“결혼을 앞둔 두 청년은 혼수를 마련하다 보니까 돈이 부족했어요. 근데 이 청년들은 어차피 돈이 부족하니 부족한대로 장만을 하는 걸로 하고 자신들의 결혼의 앞날을 위해서 100만원을 기부하겠다고 가지고 왔었어요. 참 대단한 젊은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런 분들을 통해 제가 행복과 보람을 느낍니다”

이처럼 허 대표는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랑을 받아 훈훈한 온정이 느껴지는 사회로 점점 확산되어 가는 것을 보며 벅찬 감동과 보람을 느낀다.

겨울철 연탄은행은 연탄을 지원하는 사업들을 하고 장마철에는 방안이 눅눅하기 때문에 장마철 전후로 연탄을 지원하는 일들을 한다. 비수기 때는 전국 16개 지도를 다니면서 연탄 사용하는 가정을 방문하는 연탄소비가구조사를 하고 연탄 외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살피고 저소득층 가족에 대한 DB를 구축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런 시기에 열심히 다니면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기업을 움직여야만 한겨울에 연탄을 후원받을 수 있기에 여름은 여름대로 일을 하고 아동센터나 어려운 할머니들과 5월이면 나들이를 간다든지, 8월 15일에는 빈곤해방의 날을 선포를 해서 사랑의 쌀을 나누고 삼계탕을 대접한다든지 그런 일을 계속 해 나가고 있다.

지난 24일 크리스마스, 연탄은행에서는 성탄절에 낮아지신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낮아지고 섬기는 모습을 갖자는 취지로 ‘사랑의 연탄천사 데이’를 선포하고 연탄천사를 모집한 바 있다. 한 달간 모집을 한 결과 전국에서 중·고등학생, 대학생, 신혼부부, 가족, 유학생 등 800여명이 신청을 했고 안타깝게도 이 인원이 한꺼번에 다 뽑을 수는 없어서 250명을 선정을 해서 7000장정도 연탄을 나누는 행사를 가졌다.

그 때 그 열기가 식지 않고 계속하자는 의견이 많아 이번 명절 전인 1월 19일에는 ‘제2의 명절 연탄 천사데이’를 열어 사랑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다.

그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힘들고 어려운건 당연히 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된다는 것을 힘들게만 생각하지 말고 보람을 생각하고 일했으면 좋겠다”며 “연탄과 더불어 그들 자신이 제2의 연탄이 되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사회적으로 어떤 사랑과 봉사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희망과 저력을 새롭게 봤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고 우리나라를 변화 개혁시키는 주최세력이라고 본다. 주최세력이 드러날 때 우리 닫힌 사회가 활짝 열리고 지성인과 정치인들이 깨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원봉사라고 하는 것은 특별한 사람, 사회지도층 인사나 신부님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는 습관이 되고 우리 삶의 일부로써 누구나 마치 밥을 먹는 것처럼 해야한다”며 “봉사도 하다보면 중독이 돼서 안하면 이상하게 느껴지는데 용기가 없어서 못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탄봉사의 경우 한번 봉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30분정도이다. 많은 시간을 내는 것 보단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따뜻한 봉사를 실천하면 3.6kg 되는 연탄을 손수레 끌고 지게를 지고 옮기면서 운동도 되고 다이어트도 된다.

연탄봉사가 아니어도 나에게 소질이 있는 분야의 기관을 살펴보고 정기 자원봉사자로 등록을 해서 봉사활동을 한다면 자기 자신이 더 많은 보람을 얻게 될 것이라고 그는 조언했다. 남을 위해 봉사하러 왔다가 오히려 자기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봉사는 자기를 행복하게 하는 자기를 위한 선한 투자입니다. 선한 투자를 금년 한해 더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원봉사’는 노력봉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재능기부 봉사도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잘 가르친다면 독서지도도 할 수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연탄봉사나 힘을 쓰는 봉사, 또는 물질봉사”

“기업처럼 큰 돈 아니더라도 연탄 한 장에 500원이거든요. 그 500원 연탄 한장으로 8시간 방안을 따뜻하게 만드니깐 큰 것이 아닌 500원의 소액기부 봉사도 필요하죠. 만약에 일시에 대한민국 사람들이 500원만 후원한다고 하면 5000만명이면 25억정도 되거든요? 500원이 25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같이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     © 장선희 기자

연탄은행의 자원봉사자들은 1년에 5만명정도가 된다. 10년동안 연탄을 2500만장정도 나눴고, 전국에서 거쳐간 자원봉사자만 45만명정도라고 한다.

앞으로도 그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할 수 있도록 힘쓸 뿐만 아니라 전문적 자원봉사자들도 양성해 나갈 계획이다. 한 두번 거쳐가는 봉사자들은 대개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는 “어려운 이웃은 있어도 불우 이웃은 없다”고 말한다.

불우 이웃이라는 사고를 바꾸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교육도 필요할 것이며 복지, 자활, 봉사 등의 공간으로 쓰일 ‘행복센터’도 금년에 신축할 계획이다. 그는 “행복센터 건립하는 예산 13억 중 10억은 준비가 됐고 나머지 3억은 시민운동을 통해 모금한 시민의 돈을 가지고 시민의 이름으로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되는 것보단 될 것을 바라보고 한판승부로 모든 것을 결론짓기 보단 한걸음 두걸음 움직일 때마다 높은 이상과 뜻을 가지고 앞으로 전진해가자”라는 말은 허기복 대표의 마음속에서 어렵고 힘들 때마다 힘이 되어주는 말이다.

또한 “사람은 하나님의 특별한 작품이다. 그 사람이 잘났든지 못났든지, 주목을 받든지 못 받든지 작품은 작품으로써의 가치가 있는 법. 사람은 사람으로서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물질 등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작품으로서의 절대성을 가진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2005년도에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밥상’이라는 책을 펴냈다. 주목받지 못하지만 기죽지 않고 비우면서 살아가는 짜릿한 행복의 모습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 책에 이어 금년에는 ‘대한민국에서 500원이’라는 책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500원이라는 돈이 얼마나 소중하고 없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가치있게 쓰여지는지’에 대해 그의 따뜻한 메시지가 담긴 책으로 로또 등을 통해 대박인생을 꿈꾸는 요즘 시대에 우리들에게 로또보다도 더 소중한 새로운 로또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은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사각지대 계층인 빈민세력들을 도와오면서 정신없이 살아온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의 14년 인생. 그는 이웃을 돌보는 일에 땀을 흘리고 자신을 희생하며 14년이란 시간을 달려왔다. 앞으로 “이웃을 섬기면서도 나를 찾아가는 내면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진솔한 삶은 작지만 뜨거운 촛불이 되어 냉랭한 사회 구석구석을 따뜻하게 밝혀주고 있다.

경기동북본부 = 장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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