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엔 홍수 시 한강물의 범람을 막는 숨은 영웅 30명이 있다. 바로 한강나들목에 설치된 ‘육갑문’이다.

장마철을 맞아 강도 높은 수해방지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는 평상시엔 볼 수 없지만 한강 범람 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육갑문’의 시민이해를 돕기 위해 시설 용도와 구조를 오는 28일 소개했다.

54개 한강 나들목 중 30개소에 설치...홍수 시 한강물 범람 완전 차단

육갑문은 한강이 범람했을 때 도심으로 물이 침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한강 나들목에 설치한 홍수 유입 방지 수문시설이다. 현재까지 한강제방에 설치된 총 54개의 나들목 중 30개소에 설치되어 있다.

고장 나더라도 안전하게 치수될 수 있도록 나들목 1개소당 2개 육갑문 설치

육갑문은 나들목 입·출구부에 설치된 커다란 구조물 안에 들어있다.

특히, 육갑문 옆으로 조금의 누수가 되거나, 고장이 나더라도 안전하게 차수될 수 있도록 나들목 1개소 당 2개의 육갑문이 설치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철판으로 만들어진 육갑문은 크기에 따라 2톤∼10톤 정도 나간다.

여름철에 비가 많이 와서 홍수의 유입 위험이 있으면, 해당 구청의 관리자가 셔터 내리듯이 육갑문을 내려 나들목 입구를 가로막아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육갑문은 보통 전기모터로 내리거나 올리게 되지만, 정전이 되는 등 비상상황에는 인력으로도 내릴 수 있다.

300mm 폭우 내렸던 ‘06년 7월 중순 육갑문 차단해 시민 피해 막아

팔당댐 방류량이 초당 2만3,000톤에 이르고 서울에는 300mm의 폭우가 내려 올림픽대로가 통제되었던 2006년 7월 중순엔 한강 대부분의 육갑문이 차단돼 한강과 도심을 완전히 분리시켜 시민 피해를 막았다.

가장 최근엔 2010년 여름 홍수 시 노들길 나들목, 개화 나들목을 차단한바 있다.

한편, 한강나들목은 높은 제방과 자동차전용도로 때문에 한강 접근이 어려워진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설치됐다.

하지만 나들목은 한강제방에 구멍을 내는 원리로 홍수 시 물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통로 입구가 제방높이 이상이 되는 장소에 나들목 조성 ▲도심지측에 제방높이의 차수벽 설치 ▲나들목에 육갑문 설치와 같은 세 가지 방법을 이용해 한강범람을 예방하고 있다.

한강나들목은 과거 치수를 위해 필요로 만들어진 수단일 뿐이었기 때문에 ‘토끼굴’이라 불리며 치수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조그맣고 단조롭게 만들 수밖에 없었으나, 현재는 그라피티, 캐노피 등 다양한 주제로 꾸며 공간을 특화시키고 기존 콘크리트 벽면에서 탈피해 나무와 석재, 스테인리스 등으로 디자인하고 밝은 조명을 설치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한강 시설관리부장은 “육갑문은 한강만의 독특한 구조물로 조용히 제 역할을 하는 숨은 영웅”이라며 “서울시는 매년 여름 한강 범람으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평소에도 육갑문의 철저한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본부 = 김정 기자 wjd24f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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