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앞 인권의 가치 되새기는 공간 조성
시민공모 통해 인권현장 발굴 및 내년 6월 탐방프로그램 운영
김좌환 기자 | 입력 : 2015/12/09 [11:12]
서울시가 인권의 보편성과 존엄성을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을 조성한다.
서울시는 오는 10일 시청 앞 유휴녹지공간에 세계인권선언문이 새겨진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울 곳곳에 인권 문화 공간을 조성한다고 9일 밝혔다.
조형물은 세계인권선언문 제1조를 5개 언어를 지문 형태로 나열해 돌에 새겼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지문'을 형상화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인간의 고유한 권리인 인권의 존엄성을 표현했다.
인권 문화 공간에는 '인권콘서트'와 '서울 인권현장 사진전'을 개최하고, 시청 앞과 남산 등지에 조형물, 표지석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남산 일대에는 옛 중앙정보부에 대한 설명을 담은 안내표지판을 세워 건물과 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남산 일대 표지석 설치는 광복 70주년과 연계한 시의 '인권현장 표석화사업'의 하나로, 시는 전문가 추천과 시민 공모를 통해 근현대 역사 속 기억해야 할 의미 있는 인권현장을 발굴하고 현장마다 품고있는 의미 있는 이야기를 소개하는 표지석을 설치할 예정이다.
인권현장 표석화사업의 총괄 계획가 서해성 감독은 “세계인권선언의 날을 맞아 설치하는 남산 일대 표지석은 금역이었던 중앙정보부의 ‘남산’을 시민에게 되돌리는 사업이자 역사의 기록이고, 인권이 침해당했던 시대를 현재의 거울로 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인권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는 현장을 시민이 직접 발굴해 추천하는 ‘인권현장 시민공모’를 9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다.
시는 이번 공모를 통해 추천받은 장소들을 인권, 역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인권현장으로 선정할 예정이이다. 선정된 인권현장에는 표지석을 설치하고 내년 6월부터 이 장소들을 주제별, 지역별로 연결해 해설사와 함께하는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가수 전인권과 함께하는 ‘인권콘서트’는 오는 10일 18시30분 옛 국세청 남대문 별관 자리에 설치된 가설건축물에서 열린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졌으며 4.19 의거와 6월 항쟁의 출발점이 된 역사적 현장인 옛 국세청 남대문 별관은 이날 행사 이후 가설건축물이 철거되면 시민광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겨울나라, 뜨거운 노래'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콘서트는 전인권의 라이브 공연과 인권토크 순으로 진행된다. 인권토크는 전인권 씨가 사회를 맡고 인권 전문가인 김희수 변호사, 동아일보 국제부 주성하 기자을 비롯해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 다양한 출연진이 나와 음악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아울러, ‘서울 인권현장 사진전’은 8일부터 13일까지 시민청 시티갤러리에서 열린다.
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은 “서울시가 마련한 인권문화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보다 쉽게 우리 사회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의 인권이 생활 속에서 실현되는 ‘인권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