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쉐어 NewsShare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인터뷰] 꽃 속에서 희망의 빛을 피워내는 ‘라복임 플로체’

아래층에서는 꽃집 주인, 위층에선 선생님, 변신의 귀재

이연희 기자 | 기사입력 2012/05/22 [11:40]

[인터뷰] 꽃 속에서 희망의 빛을 피워내는 ‘라복임 플로체’

아래층에서는 꽃집 주인, 위층에선 선생님, 변신의 귀재
이연희 기자 | 입력 : 2012/05/22 [11:40]
▲ 작약(좌)과 수국.                                                                                                                           ©이연희 기자

(뉴스쉐어=전주전북본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심지어 말을 하지 못하는 어린 아기들도 예쁜 그림을 볼 때 시선이 더 오래 머문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을 상징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꽃을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다. 

꽃은 행복하고 가장 기쁜 순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주고 마음을 전하는 매개체다.

향기를 남기며 찰나의 순간을 기억하게 하는 꽃은 늘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함께 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아름다움으로 주인공을 더 돋보이게 한다.  
 
▲  3층 구조로 갖춰진 꽃가게의 맨 위층은 플로리스트 학원이다.   (사진=라복임플로체 제공)
전북 군산시 신창동 우체국 근처에 자리한 꽃가게 ‘라복임 플로체’는 꽃 이름이 아니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라복임 플로리스트(Florist)의 이름과 ‘플로체’는 영어의 ‘꽃(Flower)’과 이탈리아어의 ‘빛(Luce)’의 합성어로 ‘꽃 속의 빛’이라는 의미이다.
 
늘 꽃을 보면 행복하고 기쁘고 끌린다고 말하는 라복임 플로리스트. 고등학교를 서울에서 졸업한 후 그녀는 한국꽃꽂이 협회 화우회 연구실을 찾아 본격적으로 꽃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교회 꽃꽂이를 하기 위해 청계천의 중고책방을 돌아다니며 국내외서적을 구입해 서구식 꽃장식과 신부 부케를 독학으로 시작했다.  

1992년도 5평 남짓한 규모로 시작한 가게는 현재 화훼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학원까지 갖춰질 정도로 성장했다.  

그는 독일과 한국을 병행하여 화훼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여 한국에서 1기생으로 독일국가공인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분야에서 더 발전하고 변화하기 위해 연구와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라복임 씨는 원광대학교 한국문화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장미 한 송이를 팔아도 디자인을 합니다!

한국의 꽃 문화는 꽃 가게를 하는 분들은 주먹구구식, 전문적인 이론체계가 없는 실기위주에 머물렀지만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전문 분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2004년과 이듬해 화훼장식기능사와 화훼장식 기사가 국가공인으로 인준되면서 화훼분야가 점차 활기를 더했다.

이후 2005년 EBS 교육방송에서 1년간 화훼장식 강의를 한 그는 화훼장식사 교재(16인 공저)의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군산대학교 평생교육원 플라워디자인과 전담교수로도 15년간 활약하고 있다.

꽃 문화가 활기를 띠기 전까지 화훼장식을 배우는 부류는 상류층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는 꽃을 전공하는 선생님들이 대중들과 소통을 하지 못해서 대중에서 꽃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그래서 대중의 요구 사항을 담으면서 꽃 문화를 어필한다. “저희는 장미 한 송이를 팔아도 디자인을 해요”

▲ 그녀는 인테리어뿐 아니라 아웃테리어도 꼼꼼하게 신경쓴다.    © 이연희 기자
플로리스트가 되려면 

지난 2003년 KBS 2TV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여름향기’에서 배우 손예진이 플로리스트로 등장하면서 플로리스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꽃과 그 일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식물에게는 하나씩 꼼꼼히 살피며 정성과 애정의 손길을 줘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철칙이다. 그러나 홍보하지 않으면 결국 그 가치도 매장되고 만다.  

“아무리 좋은 명품이 있다 한들 이를 대중이 알아주지 못한다면 명품의 가치는 누구도 알 수 없겠죠. 꽃 예술은 상업적인 면과 디자인적인 이중적인 면이 있어서 대중과 더 가깝게 다가가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1층에서는 열심히 파는 꽃집아줌마가 되고 3층에서는 최선을 다해 가르치려고 하는 선생님이 돼요(웃음)”  

차분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만 플로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편견이다. 밝고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가 이 직업을 갖게 되면 그만큼 더 꽃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이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속성으로 배워서 빨리 가게를 차리기보다 기초를 충분히 닦고 꽃에 대한 사랑이 무엇보다 가장 필요하다.  

라복임 플로리스트의 가게는 조경과 상관없이 천편일률적으로 화분들을 줄 세워 놓지 않는다. 꽃들의 디자인들이 보일 수 있도록 인테리어뿐 아니라 아웃테리어도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다. 그래서 가게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 꽃집은 항상 새롭네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조화도 살아있는 생화처럼 만드는 플로리스트

가게 곳곳에는 그가 가져온 잘린 나뭇가지를 재활용해 만든 조형물들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듯 가게를 돋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피그말리온과 갈라테리아의 이야기가 있다.
 
피그말리온은 '지상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토스'라 불릴 정도로 매우 뛰어난 조각가였다. 그는 세상사에 관심을 끊고 오직 조각에만 몰두했다. 

혼자 묵묵히 조각상을 만들기에만 열중하던 그는 어느 날 마침내 절대신의 경지에 이르는 작품을 완성시킨다. 그것은 인간 여자의 결점을 조금도 갖고 있지 않은 완벽한 여성 조각상이었다. 피그말리온은 날마다 자신의 작품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그만 그 조각상을 사랑하게 되고 말았다.   
 
피그말리온이 만든 조각상 ‘갈라테이아’가 피그말리온의 사랑과 기도로 사람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처럼 꽃을 사랑하는 라복임 플로리스트의 손을 거치면 죽은 식물이라도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죽은 식물에게도 생명을 불어 넣는 그의 따뜻한 마음은 아마도 조물주가 이 세계 만물을 창조했던 그런 마음과도 같지 않을까.

▲ 라복임 플로리스트.   ©이연희 기자

그에게 가장 좋아하는 꽃이 뭐냐고 묻자 한참을 망설였다. 가장 어려운 질문이라며 꽃은 무엇이든 보면 행복해진다고 대답했다. 그의 가게에서는 조화도 살아있는 생화처럼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느껴졌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우리가 지나치거나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그는 놓치지 않고 그 안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지닌 것 같았다. 그런 그의 심미안이 가게를 다녀가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또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의 정신이 황폐해지면 사람에게 해로운데 꽃과 식물을 통해 그 정신을 행복하게 만들면 살리는 문화를 만들 수 있어요”라고 라 플로리스트는 설명한다. 꽃 문화는 정신문화로 이미 예로부터 정서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대부들의 인격 도야의 길잡이가 바로 꽃꽂이가 되기도 했다. 물질만능문화가 만연해 정신문화가 퇴색했다면 이제 정신문화가 지배하는 시대가 다가왔다. 한국의 꽃 문화가 정신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할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전주전북본부 = 이연희 기자
 
기사제보 - newsshare@newsshare.co.kr
< ⓒ 뉴스쉐어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

11
  • 도배방지 이미지

  • [인터뷰]마소캠퍼스 김진 대표, "이제는 마케터도 IT기술을 갖추어야 하는 시대"
  • [인터뷰] 연세대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 강호영 대표
  • [인터뷰] 국제로타리클럽 개리 후앙 회장
  • [인터뷰] 대중음악치유협회 현정화 회장 - 대중음악에 얽힌 행복스토리
  • [인터뷰] 한류 코미디 위상을 알리는 '옹알스', 세상을 웃기는 꿈꾸다
  • [가상인터뷰] 나의 소원은... 백범 김구 선생님을 만나다
  • [백현주 기자의 두루치기 세상] ‘팔방미남’ 양준혁 “나눔과 봉사정신 있는 마음 이쁜 여자 이상형”
  • [인터뷰] “내 자식이 살아갈 사회, 성 평등하길”
  • [인터뷰]“또 다른 서울이 있다는 거 아세요?”
  • [인터뷰]연예인 꿈꾸던 강남총각 전영주, 박수무당 된 사연
  • [인터뷰] 군산농악의 뿌리, 이완재 한국국악협회 군산지부장
  • [인터뷰] 로스트(roast) 커피점, 고객들의 추억을 가진 한 쉼터!!
  • 메이앤줄라이, “저희 공연 컬투쇼처럼 재미있어요!”
  • [인터뷰] “국민과 함께 하는 보훈”, 이재익 익산보훈지청장
  • [인터뷰]강원도 원주 원창묵 시장, 건강하고 푸른 레저관광 경제도시 원주만들 것
  • [인터뷰]원주 신진작가릴레이전, 이소 작가
  • [인터뷰] 대금 연주자 신승민, 대금이 있어 행복해!
  • [인터뷰]섬유채색, 가림 최순희 작가
  • [인터뷰] 신진작가 릴레이전, 송수찬 작가
  • [인터뷰]한지테마파크, 닥종이인형 가현 김영애 작가
  • 이동
    메인사진
    멱살 한번 잡힙시다, ‘임신’ 김하늘, 연우진 VS 장승조 사이 어떤 선택할까? ‘마라맛 전개’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