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클라리넷 연주하는 택시 기사 “음악은 나의 인생”7080시대 추억을 들려주는 세시봉
(뉴스쉐어=경남본부) 부산 서대신동 지하철역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서게 만든다.
음악소리를 따라 만난 그는 자신만의 감미로운 선율로 삭막한 지하철 역사를 음악의 향기로 가득 메우며 유난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의 본업이 클라리넷 연주가는 아니다. 지금은 개인택시 운전사이지만 전직은 기타연주를 40년간 해온 기타리스트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도, 그에게 있어 음악은 인생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듯하다. 클라리넷과의 인연은 60년대 올드팝인 ‘해변의 길손’을 연주해 보고 싶어서이다. 타고난 음악적 감각으로 클라리넷을 독학으로 익히고 있고 택시에 탄 손님을 관객 삼아 지하철역사와 꽃마을 일대를 무대 삼아 연주하고 있다. 택시를 운행중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신호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클라리넷을 연주해 준다. 답답하고 정신없는 도심에서 울려 퍼지는 감미로운 선율에 손님들은 “감동적이다”, “색다르다”며 감사와 격려를 잊지 않는다고 한다. 한때 보디빌딩을 하다 손이 두꺼워져 손가락이 잘 붙지 않아 악기 연주가 힘들어졌을 때 “운동보다는 음악을 위해 태어났다”며 운동을 포기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지며 음악에 전념했다고 할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또한 그는 자신이 하는 연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하루는 서대신동 꽃마을 ‘향수’라는 식당 앞에서 기타를 연주하다 음식점 주인집 동생에게 차 한잔 대접받은 게 인연이 되어 그의 연주에 감동받은 산악인을 통해 식당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현재 연주하고 있는 서대신동 지하철역의 경우는 자신의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지하철 역장이 “서구의 오고 가는 구민들에게 감동을 전해 달라”는 권유에 지금까지 이곳에서 연주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음악과 연주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최근엔 택시 운전과 연주를 병행해서 몸에 무리가 왔는지 대상포진이 생겨 포진으로 인한 통증에 한쪽 팔을 만지지도 못할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고 한다. 개인택시로 부인과 큰아들, 대학생 막내아들까지 4명의 생계를 책임지며 음악을 하기엔 버거운 생활이지만 “악기와 음악 연주는 포기할 수 없다”며 지금은 많이 좋아진 오른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음악 연주에 대한 그의 사랑은 “삶을 살아오며 마음속 깊이 묻어둔 한이 있어 그 한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어 최근엔 대금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애환을 담아 감동을 전해주는 음악을 들려주고 어떤 어려운 악기라도 도전하여 여러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고 호응해 주고 사진 찍어가는 사람들에게 더욱 감동을 전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인터뷰 후 즉석에서 클라리넷 연주 한곡조 뽑아올린 택시운전사 박씨는 오랜 연주와 풍부한 연습으로 쌓은 탄탄한 실력과 음악적 깊이로 그만이 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었다. 경남본부 = 장현인 기자 기사제보 - newsshare@newsshare.co.kr < ⓒ 뉴스쉐어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 16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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